세시의 조건
『세시의 조건』은 자본주의의 역사 250년을 경제학과 경영학의 관점에서 소개한 책이다. 여기서 세시란 ‘세상과 시대’를 줄인 신조어임을 밝혀 둔다. 얼마 전 프랑스 출신의 경제학자 피케티(Thomas Piketty, 1971~)가 저술한 『21세기 자본(2013)』이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화제가 되었다.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풍족해지지 못한 채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불평등과 상대적 빈곤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 그 배경이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피케티는 “역사적으로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으로 돈을 버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부의 불평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였다. 자본주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이라는 오명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존속되어왔다. 물론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 또한 그것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는 못한 것이 엄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자본주의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풍요롭게 만들지, 결코 모든 사람들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자본주의의 결점을 완벽하게 보완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은 아직 실체를 드러낸 적이 없다. 이 책은 빈부격차를 희생양으로 삼아 발전을 거듭해온 자본주의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 쓰여 졌다. 빈부격차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끊임없이 개선되어야 하겠지만, 경제적불평등이 사상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째서 인류는 자본주의를 버리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책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지상낙원으로 바꾸고자 했던 수많은 노력들이 어떻게 해서 실패로 돌아갔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무엇을 성취하였는지에 대하여 독자 여러분들이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