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개그 레전드 500
다시 돌아온 아재개그의 헤어 나올 수 없는 재미!
최근 TV 프로그램이나 방송에서 낯설지 않은 유머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한때 많은 인기를 누렸던 아재개그이다. 아재개그는 그 이름처럼 나이 많은 아저씨들만 즐길 것 같은, 그다지 세련되지 못한 유머이다. 한데, 이 아재개그가 아재들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에 사랑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아재개그를 즐기는 아재개그 전문 커뮤니티도 생겨나고 있을 정도이다. 이처럼 뜬금없이 다시 등장한 아재개그의 진짜 매력은 무엇일까?
아재개그는 아저씨를 의미하는 ‘아재’와 ‘개그’가 합쳐진 말로 재미없는 말장난, 언어유희, 유행에 뒤처진 개그를 주로 칭한다. 복선이 없고, 기막힌 반전도 없는 단순한 스토리에 동음이의어의 언어유희가 주가 되는 개그이다. 그런데 막상 아재개그를 자세히 살펴보면 자못 깊은 뜻이 있기도 하고, 때로는 품고 있는 뜻이 철학적인 것도 있다. 대부분이 듣는 순간은 고개가 갸우뚱해지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리고 왠지 모를 썰렁함, 허무함과 함께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본의 아니게 웃게 되는 아재개그를 접하면 팍팍하게 숨 돌릴 틈 없이 살고 있는 우리의 마음이 한순간에 무장해제 된다.
방송 개그 작가 1세대로서 〈유머 1번지〉, 〈웃으면 복이 와요〉 등 200여 편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집필한 저자는 아재개그가 아주 재미있는 최고의 개그이며, 사람들을 무력감과 상실감에서 벗어나게 하며 인생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온종일 웃을 일이 거의 없는 현대인에게 아재개그를 통해 잠시나마 마음을 쉬어가라고 권한다.
1세대 개그 작가 김재화가 엄선한 아재개그의 레전드 모음집
코미디를 주제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을 만큼 ‘개그 이론‘이 탄탄한 김재화 저자는 아재개그에도 여러 가지 스타일이 있음을 보여주며, 퀴즈, 대화, 시리즈 등으로 나누어 아재개그를 소개한다. ’창으로 찌르려고 할 때 하는 말은? 창피해!‘, ’못 팔고도 돈 번 사람은? 철물점 주인‘, ’이상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치과‘처럼 단순한 기본형부터 ’설렁할 땐 → 설렁탕‘, ’추울 땐 → 추어탕‘과 같은 대사형 그리고 ’존 트라볼타는? 존 트럭불타‘, ’니콜 키드만은? 니콜 키크두만‘처럼 유명인의 이름을 활용한 개그도 만나볼 수 있다.
『하루 3분 뇌가 섹시해지는 아재개그 레전드500』에서는 저자가 코미디 작가로 입문할 때인 1974년부터 지금까지 기억하고 기록해 둔 40여 년의 한국 개그를 ‘시리즈’ 별로 정리했다. 저자는 유머에는 사회와 정치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특성이 있으며, 해방 이후 50여 년 동안 우리의 웃음은 그 이전과는 사뭇 다른 경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재 정권을 반영한 참새 시리즈, 학벌 만능 사회를 풍자한 바보 시리즈, 정치적 냉소주의를 보여주는 최불암 시리즈, 남이 하는 대로 적당히 따라 하는 사회 풍토를 비웃는 덩달이 시리즈, 남의 일에 귀 닫고 모른 척하는 사오정 시리즈, 각박하게 변해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 등장한 식인종 시리즈 등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유행했던 추억의 시리즈를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며 더욱 깊이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