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발 경영(創發經營)
힐링(healing)에서 히팅(heating)의 시대로 역량 축적의 시대는 가고, 기회 추구의 시대가 열렸다 ◎ 도서 소개 대한항공 사태와 한국 기업 경영의 전근대성 한민족의 새로운 성공 DNA를 찾아라! 최근 대한항공의 일로 세상이 시끌시끌하다. 사태를 일으킨 오너 딸의 일거수일투족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심지어는 ‘마카다미아’라는 문제의 견과류가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린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 나아가 한국 대기업 특유의 경영 방식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다각화’, ‘오너 경영’, ‘가업 승계’로 대표되는 한국 기업 특유의 ‘전근대성’이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수술의 대상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의문이 생긴다. 과연 이 ‘전근대성’이 한국 기업을 망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을까? 반대로, 이 ‘전근대성’을 극복한 기업들은 성취를 이루었을까? 한국 기업의 성패를 꾸준히 관찰하고 분석해온 경영학자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국경영학회 회장인 경북대학교 이장우 교수의 『창발 경영_한국경제의 새로운 성공 DNA』(21세기북스)는 공교롭게도 이런 사태를 예견한 듯한 분석과 전망을 담고 있다. 경영의 ‘전근대성’이 기업 실패의 중요한 원인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오너 경영, 다각화, 수직 계열화, 가업 승계 등을 통해 성공을 거둔 기업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역설도 존재한다. 즉, 한국 기업 특유의 전근대성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절대 기준이라기보다는 성공과 실패 모두를 불러올 수 있는 양날의 칼이었다. 또한 한국 기업의 전근대성은 구조적 결함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뿌리를 내린 현실적 존재 양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국 기업의 과거를 통해 성패를 가른 본질적 요소를 찾고 미래를 열어갈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장우 교수는 이를 위해 4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새로운 경영 이념을 제안하고 주도할 수 있는 비전 리더가 존재하는가? 둘째, 신성장 동력이 될 만한 새로운 기회를 획득할 수 있는 혁신적 경영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셋째, 속도 경영의 관성을 극복할 수 있는가? 넷째, 글로벌 성공의 함정을 극복할 수 있는가? 즉, 한국 기업의 정체성과 사명을 유지할 수 있는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국 기업이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 또한 여기에 있다. 시대에 맞는 경영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뼈를 깎고 살을 저미는 혁신을 단행한다면 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전근대성을 벗는다 하더라도 결국 쇠락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식 경영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한국식 성공 신화의 50년 역사와 미래를 통찰하다 지금까지 어떤 경영 패러다임이 한국 기업의 생존과 발전을 이끌어왔으며, 미래에는 또 어떤 혁신 패러다임이 요구되는가? 한국 기업만의 독특한 성공 DNA는 무엇이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창발 경영_한국경제의 새로운 성공 DNA』는 이 본질적인 질문에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1) 산업화 시대의 혁신 패러다임_신바람 경영_‘하면 된다’의 정신(Spirit): 한국 경제의 산업화는 그야말로 황무지에서 시작되었다. 일제강점과 전란이 휩쓸고 간 폐허 위에서 모진 출발을 해야 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단 시일 안에’ 과업을 완수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제시되었다. 이 상황에서는 구성원이 ‘하면 된다’의 자신감을 품고 하나가 되어 빨리빨리 이루어나가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조직에 신바람을 불러일으켜 에너지를 극대화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임으로써 기적적인 성취에 도달하는 ‘신바람 경영’이 혁신의 패러다임이 되었다. 2) 정보화 시대의 혁신 패러다임_융합 경영_학습 속도(Speed): 정보화 시대가 열리고 기술 발전과 소비자 니즈의 다양화라는 시장의 요구가 제기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현실의 난제를 풀기 위해 혁신을 전개했다. 그들은 전문적 지식과 노하우, 아이디어를 융합하는 방식을 취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지식, 통찰, 경험, 방법 등의 요소들을 결합함으로써 기업이 해결하려는 문제의 실마리를 잡아서 풀어내는 프로세스”인 융합 경영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기회를 잡고자 했다. 급변하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러한 융합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했다. 융합 경영은 곧 스피드 경영으로 전개되었다. 3) 창조경제 시대의 혁신 패러다임_창발 경영_기회 추구(Seek): 2010년 이후 창조경제로의 본격적 진입이 시작되었다. 이는 산업 생태계에 지배적인 시장 규칙이나 수요를 거의 예측할 수 없는 극단적인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환경에서 기업들이 생존해야 함을 말한다. 이런 창조경제 시대의 경영 패러다임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창발 경영’이다. 창발 경영은 “극단적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는 변화하는 미래에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을 핵심 가치로 하며 끈기와 정성으로 기회의 창이 열릴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기회 추구력(Seek)’이 핵심 역량이 된다. 창발 경영은 뜻과 의지를 품고 반복해서 노력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끝에 결국 틈새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창조경제에서 한국 기업이 새롭게 받아들여야 할 혁신 패러다임은 이러한 창발 경영이다. 구글과 페이스북, 네스프레소 등의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네이버 라인, 카카오톡, SM엔터테인먼트 등의 한국 기업들이 이런 창발 경영의 원형을 제시하고 있다. 창발 경영은 ‘하면 된다’와 ‘빨리 빨리’에 이은 새로운 한국식 성공 DNA를 주장한다. 그것은 끈기의 한민족에 내재해 있는 ‘이룰 때까지(될 때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