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소통과 배려의 문자
이 책은 2016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특별전 “한글, 소통과 배려의 문자”의 도록으로, 한글 반포 570돌을 맞아 다양한 한글 고문서·고문헌을 통해 한글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재조명하였다.
1443년 조선의 4대 국왕 세종은 백성이 말과 글이 달라 온전한 언어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읽고 그 근원적인 해결책으로 새로운 문자, 훈민정음을 만들었다. 훈민정음은 28개의 자음과 모음을 운용하여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문자였다. 이후 한글은 1894년이 되어서야 공식문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반포 이후 570년 동안 끊임없이 계층과 남녀를 넘어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며 사용해온 문자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총 4장이다. 1장은 세종의 리더십과 한글 창제를 다루었다. 지식을 나누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이를 통해 사회 통합을 추구하고자 한 세종의 리더십이 한글 창제의 바탕이었다. 세종은 한자로 쓰인 불경이나 유교경전을 한글로 옮기는 언해 사업을 통해 한글을 확산시켰다.
2장은 한글을 애민(愛民)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세종은 한글 창제로 모든 계층의 백성이 문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한글을 통해 백성은 자신의 의사를 문자로 표현하여 권리를 주장하고, 나라는 각종 정책과 삶에 필요한 지식을 백성에게 효과적으로 전함으로써 서로 소통할 수 있었다.
3장은 여성의 문자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 한글의 면면을 다루었다. 조선시대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였고, 제도적으로 자신의 뜻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 가운데서 여성은 한글을 통해 자신의 뜻을 표현하고 기록하였다. 일상적인 안부를 묻는 편지뿐만 아니라 공문서 및 각종 기록을 직접 작성하였다. 또한 여성은 한글을 통해 각종 유교적 규범과 의례를 익혔고, 특히 왕실 여성은 유교 의례에 참여하며 각종 한글 기록물을 생산하는 주축이 되었다.
4장은 문예를 중심으로 시가·소설·편지를 다루었다. 시가와 소설은 한글을 통해 우리말의 생생한 감성과 섬세한 의미를 그대로 표현하면서 새로운 국문학으로 거듭났다. 한글소설은 백성들의 문학적 소양과 한글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었고 한글편지는 안부와 정감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