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06년 첫 출간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공지영의 에세이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개정신판. 작가 자신의 문학 인생에 있어서도 큰 의미가 있었던 산문집이었던 만큼 남다른 애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금의 공지영표 문학이 어떻게 만들어져왔는지, 그리고 작가가 꿈꾸는 문학세계가 어떠한 것인지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책은 산문이면서 J라는 익명의 존재를 향한 서간체의 형식을 띠고 있다. J가 누구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나의 과오를 감싸주고 다독이며 사랑하는 존재임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J를 통해 나는 세상에 대한 원망을 누그러뜨리게 되고 한층 더 성숙한 인간이 되어간다.
첫 번째 산문집 (상처 없는 영혼)을 발간할 당시만 해도 들이닥치는 고통 앞에서 어찌할 줄 몰랐다는 작가는 십 년 후에 발표한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집필하면서 그러한 고통 역시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긍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상처받고 아파하는 이들을 위로하기 이전에 작가 자신이 위로받고 희망을 얻은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라는 제목은 이라크의 저항시인 압둘 와합 알바야티의 외로움이라는 시에서 인용한 문구다. 이 책에서 작가의 내면을 이끌어내는 것 또한 시(詩)다. 책 속에는 기형도의 빈 집, 김남주의 지금은 다만 그대 사랑만이, 존 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등 40편에 가까운 시가 소개되고 있다.
저자소개
예리한 통찰력과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현실의 부조리를 파헤치는 작가, 불합리와 모순에 맞서는 당당한 정직성, 동시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뛰어난 감수성으로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작품들을 발표해온 작가 공지영. 연세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1988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단편 구치소 수감 중 탄생된 작품「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작』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 『착한 여자』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즐거운 나의 집』이 있고,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별들의 들판』, 산문집 『상처 없는 영혼』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등이 있다. 21세기문학상과 한국 소설문학상, 오영수 문학상, 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제10회 가톨릭문학상, 2011년 월간 「문학사상」에 발표한 『맨발로 글목을 돌다』로 제35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봉순이 언니』『착한 여자』를 쓰고, 착한 여자로 살면 결국 이렇게 비참해진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그녀는 7년 간의 공백기를 가지면서 선한 것들이 우리를 살게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확신을 갖고 계속 글을 쓰고 있다는 그녀는 공백기 이후 『별들의 들판』을 내고 나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사랑 후에 오는 것들』『즐거운 나의 집』 등 정력적인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에 이르러 그녀는 역사나 지구, 환경, 정치 같은 거대한 것들이 아니라 작고 가볍고 사소한 것들, 이를테면 풀잎이나 감나무, 라디오 프로그램, 반찬, 세금 같은 이야기를 정말 ‘깃털처럼 가볍게’ 쓰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가벼워져도 공지영의 글은 사회 문제라는 단단한 바닥에 닻을 내린다. 가벼운 이야기, 읽히기 쉬운 이야기를 쓰는 듯해도 우리 사회의 모순과 편견, 불균형에 대한 자각이 느껴진다.
다양한 소재로, 보다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문체로, 보다 가볍게 읽힐 수 있는 작품을 향하면서도 그녀만의 중심이 느껴지기 때문에 그녀의 오랜 독자들은 여전히 그녀에게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2010년 경향신문에 연재한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를 엮어 같은 제목의 책으로 출간했다.
목차
작가의 말4
용서의 길11
사랑에 대하여17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사랑25
겨우, 레몬 한 개로33
두 살배기의 집착에서 벗어나라고 그는 말했습니다37
생명의 찬가41
고통의 핵심45
느리고 단순하고, 가끔 멈추며51
조금 더 많이 기도하고 조금 더 많이 침묵하면서57
사랑한 뒤에63
봄69
머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마음이 주인71
한 덩이의 빵과 한 방울의 눈물로 다가가는 사랑77
잠 안 오는 밤83
진정한 외로움은 최선을 다한 후에 찾아왔습니다85
물레방아처럼 울어라89
길 잃고 헤매는 그 길도 길입니다95
모든 것이 은총이었습니다99
한가하고 심심하게, 달빛 아래서 술 마시기103
눈물로 빵을 적셔 먹은 후107
공평하지 않다111
노력하는 한 방황하리라117
독버섯처럼 기억이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65-18번지(121-841) | 문의 070-8280-3085 | 담당 이민정 1akabulbit@naver.com121
세상이 아프면 저도 아픕니다125
어린 것들 돋아나는 봄날131
나의 벗, 책을 위하여137
사랑 때문에 심장이 찢긴 그 여자141
우리가 어느 별에서145
하늘과 땅 사이155
자유롭게 그러나 평화롭게161
별은 반딧불로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165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173
사랑했던 벌181
있는 그대로185
창을 내는 이유189
내가 생겨난 이유193
속수무책인 슬픔 앞에서197
감정은 우리를 속이던 시간들을 다시 걷어간다201
작품 출처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