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속에 저 바람 속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꽃이 있는가 하면 초라하여 볼품없다 외면당하는 꽃도 있습니다. 대개 이런 들꽃들은 “꽃은 화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로부터는 소외받기 마련이지만 세상에는 못난 꽃만 찾아다니는 별난 사람도 있습니다. 화려함보다는 수수함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작고 초라한 것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의 연금술사들입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가운데 저 혼자 피어 홀로 우쭐대다가 바람결에 시들어 버리는 들꽃, 얼핏 생각하면 참 쓸쓸할 것도 같지만 그렇게 따뜻한 마음들이 있어 마냥 외롭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시선을 받을 때마다 행복해지니까요.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들꽃은 온실 속의 기화요초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는 까닭에 품평(品評)을 즐기는 사람들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유롭습니다.
가끔 내가 쓴 글을 읽으면서 들꽃을 연상할 때가 있습니다. 비록 ‘낙양의 지가’를 올릴 만큼 대단한 작품은 없지만, 그래도 들꽃을 보는 마음으로 내 글을 읽고 공감하는 독자들의 시선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쓰는 글을 들꽃수필이라고 부릅니다.
이제 들꽃축제를 여는 심정으로, 내 안에 피어 있는 꽃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꾸며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축제에 들꽃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