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용환이
말이 좋아 취준생. 옆에서 보면 백수! 하지만
백수도 사랑을 한다!
이 시대 모든 백수와 백조, 장기 취준생, 캥거루족들에게 바치는
씁쓸하고 달착지근한 소설.
*이 책은 수원과학대학교와 엔블록의 산학협력으로 제작되었습니다.
1년이 지나도록 취업을 하지 못한 용환은 취업준비생, 일명 취준생이다. 용환은 누나 집에서 머물며 집안일을 하면서 하루를, 세 조카들과 놀아주면서 하루를, 공부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어느 날, 누군가 밖에서 현관문을 다급하게 두들기는 소리가 들리게 되고, 용환은 남편에게서 도망친 옆집 세영 엄마를 숨겨주게 되는데...
백수 용환에겐 여자나 사랑은 꿈꿀 수도 없고, 자신과는 별개의 세계였었다. 그러나 용환은 세영이 엄마를 통해 자신의 잊었던 정체성과 욕망과 본능을 깨닫기 시작하는데...
본문 발췌:
용환은 실내복 차림에 슬리퍼에 화장도 안 한 얼굴이지만 세영 엄마의 옆모습을 힐끗힐끗 바라 보았다.
술김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갑자기 용환은 이런 여자와 함께 늙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백수에 전망이 없는 자신으로선 앞으로 몇 년 사이엔 ‘정상적인 여자친구’가 생길 것 같지도 않았다.
사회생활이랄 게 전혀 없는 백수의 긴 터널이 언제 끝날지 몰랐다... 세영 엄마는 한 명의 여자 그 자체로 매력이 있었다.
“남편이 너무 자주 괴롭히면 저하고 함께...?”
“총각이시니까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르겠네요. 부부가 싸운다고 해서 모두 다 정에 금이 가거나 이혼하는 건 아니죠. 제 친구는 이혼 서류에 합의하고 도장에 찍은 날 남편하고 하루 종일 섹스를 했대요. 그 어느 때보다 야만적이고 강렬하고 깊고 오랜 섹스요...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변태도 서슴지 않았던 것은 이제 다시는 서로 자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감이 서로를 탐닉하게 만든 거죠.”